PG 북 개발 스토리 ⑥ — 창을 닫기 전 다섯 줄
2026-09-07
저는 PG 북스튜디오를 개발하면서 어제와 오늘의 일을 이어서 하고 있습니다. 전날 했었던 일을 아무런 조치 없이 그대로 종료하면 대화창이 닫혀서 다음 날 그 일을 같은 맥락에서 진행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창을 닫기 전에 다섯 줄을 남기기로 했고, 한동안 그 방식이 잘 먹혔습니다. 그러다 지난달 어느 날, 같은 역할을 하는 팀을 제가 두 개를 열어 두었고, 두 개의 팀은 동일한 파일의 내용을 서로 다르게 고쳐서 충돌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저는 "창을 닫기 전에 항상 다음 날 작업을 이어가기 위해 그동안 작업했던 핵심 내용 다섯 줄을 기록했었는데, 왜 연결이 잘 되지 않는 거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 다섯 줄은 창을 닫고 나서 다음 창을 열 때 작동하는 장치이고, 두 창이 동시에 열려 있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저는 "각 창에서 인계메모를 확인했다"고 적힌 것을 보고 "새 창이 역할을 잘 인식하고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는데 잘못된 판단이었습니다.

제가 창을 닫을 때 남기는 그 다섯 줄은 "인계메모"라고 부르는데, 다음과 같은 내용입니다.
```
① 오늘 무엇을 했는가 ② 지금 어디까지 진행했는가
③ 다음 창이 열렸을 때 가장 먼저 할 일 한 가지 ④ 미해결 업무와 «왜» 못 했는지에 대한 이유
⑤ 되풀이하지 말 것 — 이미 해 보고 실패한 것
```
가장 도움이 되는 줄은 「하지 말 것」인데, 실패한 것을 기록해 두지 않으면 다음 창이 열렸을 때 또다시 반복하여 수행하게 됩니다. 그리고 「미해결」에 "왜"를 함께 적는 것이 중요한데, 이유 없이 미해결만 적어 두면 다음 날 그 줄이 무슨 뜻인지 몰라서 결국 처음부터 다시 작업을 수행하여 시간이 비효율적으로 사용됩니다.
저는 일이 다 끝난 뒤가 아니라 작업 중간에 여유가 있을 때 인계메모를 작성하는데, 업무에 지쳐서 창을 닫는 순간에는 AI도 중간 실수 과정을 잊고 다섯 줄이 두 줄로 짧게 메모를 남기는 경우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인계메모 다섯 줄이 못 하는 일을 함께 적어 두었습니다. 인계메모는 창을 닫고 나서 여는 경우에만 작동하게 했습니다.
Hutchins의 연구(1995)는 여객기 조종실이 착륙 속도를 어떻게 "기억하는지" 관찰했는데, 그 기억은 조종사의 머릿속이 아니라 계기판 가장자리에 손으로 밀어 맞춰 두는 표식과 속도 카드에 놓여 있었습니다. 그는 조종실을 하나의 인지 체계로 놓으면 "조종사들의 머리 밖에 있으면서 조종실 안에 있는 표상들을 곧바로 관찰할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가 더 있었는데, 그 표식을 착륙 25~30분 전에 미리 맞춰 둔다는 대목이었습니다. 바쁠 때가 아니라 아직 여유가 있을 때 옮겨 두는 것이고, 저는 그것을 읽고 인계메모를 적는 시각을 앞당겼습니다.
오늘 AI와의 대화창을 닫기 전에 다섯 줄만 적어서 파일로 저장해 보십시오. 실제로 제가 어제 남긴 것은 이런 모습입니다.
```
① 오늘 한 것 3장 초고 · 표 두 개 갈아 끼움
② 지금 작업 결과 3장은 초고까지 · 4장은 손 안 댐
③ 다음 할 일 1개 3장 각주 열두 개의 출처를 원문으로 다시 확인할 것
④ 미해결 과제 표 하나가 옛 수치 — 원본 파일을 못 찾아서 못 고쳤음
⑤ 하지 말아야 할 것 3장을 대화로 요약시키는 것 — 두 번 해 봤고 두 번 다 값이 달라졌음
```
새 창(팀)이 열렸을 때 인계 메모를 먼저 읽고 시작하게 하면 재작업의 시간이 줄고, 무엇보다 어제 안 하는 것으로 결론을 낸 것을 오늘 다시 하지 않게 됩니다.

PG 북스튜디오도 이 다섯 줄을 인계메모로 남기며 만들어 왔고, 그래서 어제와 오늘이 이어집니다.
무엇을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면 못 하는 일을 이유와 함께 적어 두시기를 권합니다 — 다음 편에서는 AI가 자신 있게 틀린 답을 내놓을 때 그것을 어떻게 다루는지 적겠습니다.
출처 — Hutchins, How a Cockpit Remembers Its Speeds (1995) · https://pages.ucsd.edu/~johnson/COGS102B/Hutchins95.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