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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오서현의 베스트셀러 기획 노트 ⑨ — AI에게 쓰라고만 하지 마세요

2026. 09 · 오서현 출판기획자

생성형 AI를 활용해 원고를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생성’에 집중하게 됩니다.

조금 부족해 보이면 더 써달라고 하고, 사례가 적으면 사례를 추가해달라고 합니다. 글이 가벼워 보이면 전문적으로 다듬어달라고 하고, 분량이 짧으면 조금 더 길게 확장해달라고 요청합니다.

AI는 이런 요청을 매우 잘 수행합니다.

문제는 원고가 늘어났다고 해서 반드시 더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오히려 비슷한 설명이 반복되거나, 핵심과 크게 상관없는 사례가 붙거나, 한 문단이면 충분한 이야기가 여러 문단으로 길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AI를 책쓰기에 활용할 때는 한 가지 방식만 기억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AI는 원고를 만들어내는 도구이기도 하지만, 이미 쓴 원고를 검토하는 도구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꼭지의 초안을 완성했다면 곧바로 “조금 더 써줘”라고 요청하기보다 이런 질문을 던져볼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주장은 무엇인가?”

“앞에서 이미 설명한 내용과 반복되는 부분은 어디인가?”

“독자가 읽다가 흐름을 놓칠 만한 부분은 어디인가?”

“이 주장에 반대하는 독자라면 어떤 질문을 던질 수 있는가?”

“없어도 전체 내용을 이해하는 데 문제가 없는 문단은 무엇인가?”

“내 경험이나 관점보다 일반적인 설명이 너무 많지는 않은가?”

이렇게 질문하면 AI는 새로운 원고를 계속 만들어내는 역할에서 벗어나, 내가 쓴 글을 다른 각도에서 다시 보게 해주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혼자 오래 원고를 보고 있으면 반복되는 표현이나 논리의 빈틈, 지나치게 길어진 설명을 발견하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이때 AI의 피드백을 참고하면 내가 미처 보지 못했던 부분을 다시 점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여기에서도 한 가지는 꼭 기억해야 합니다.

AI의 지적이 곧 정답은 아닙니다.

AI가 반복이라고 판단한 문장이 실제로는 독자의 이해를 위해 꼭 필요한 설명일 수도 있고, 불필요하다고 한 사례가 오히려 그 장의 핵심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AI의 답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그 답을 하나의 검토 의견으로 받아들이고 다시 판단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앞서 세운 나만의 기준이 중요해집니다.

이 책의 핵심 메시지는 무엇인지, 이 장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독자에게 어떤 생각을 남겨야 하는지가 분명하다면 AI의 의견 가운데 무엇을 받아들이고 무엇을 버릴지도 훨씬 쉽게 결정할 수 있습니다.

AI에게 원고를 맡기는 가장 단순한 방법은 계속 새로 써달라고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조금 더 잘 활용하려면 질문을 바꿔볼 필요가 있습니다.

“더 써줘”가 아니라,

“지금 쓴 글에서 무엇을 다시 봐야 할까?”

라고 묻는 것입니다.

AI에게 계속 쓰라고만 하지 마세요.

좋은 원고는 많이 만들어내는 것보다, 제대로 점검하고 다시 판단하는 과정에서 더 많이 좋아집니다.

오서현의 베스트셀러 기획 노트 ― AI에게 쓰라고만 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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